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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우르르…'갭투자 후유증'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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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값이 싸지자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투자했던 '갭투자자'들이 금리인상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 하락의
이중고를 떨치지 못하고 투자 대상 물건이 경매에 넘어가는 등 백기투항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8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올초 동탄2신도시에서 갭투자자 소유로 예상되는 깡통전세 매물 10여개가 한 번에 경매가 개시됐다.
깡통전세란 전셋값이 매매가에 근접할 정도로 높아, 만약 집값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매물을 말한다.
수원지방법원 경매10계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에 아파트 매물 13채가 경매에 나왔다. 이들 매물은 경기 화성시 능동 동탄푸른마을에
있는 모아미래도 아파트 7채와 신일해피트리 1채, 동탄숲속마을에 있는 자연앤경남아너스빌3블록 2채, 청계동 호반베르디움더클래스 3채다.
경매에 나온 이들 매물 대다수는 모두 한 차례 유찰됐다는 점에서 같이했다.
이전보다 동탄2신도시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경매가 한 차례 유찰됐는데, 그 바람에 입찰 최저가가 감정가의 70%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소유자가 매매가에 근접할 정도로 높은 금액에 전세를 놓았던 탓에 이번 경매 최저가가 전셋값보다 낮은 상황이 됐다.
가령 한 매물은 입찰최저가가 1억9180만원으로 전세보증금(2억3000만원)보다 낮다. 즉 만약 최저가에 매물이 낙찰된다면 전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13채 매물 소유자가 모두 한 사람인데다 전셋값이 당시 매매가에 근접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보아,
한 투자자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여러 매물에 갭투자했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집값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은데다 금리도 인상되니 재정적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매물이 한꺼번에 경매에 넘어온 것"으로 분석했다.
갭투자란 매매가와 전셋값의 적은 차이(gap)만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법이다.
전세를 끼고 그 갭 만큼의 돈만 투입해 매물을 사들인 뒤 집값이 오르면 되파는 방식이다. 피 같은 내 돈을 들이지 않고도 적은 돈만
으로도 수입을 거둘 수 있어 '무(無)피투자'라고도 불린다.
이같은 갭투자가 성행하기 위한 시장 조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전세가율이 높아야 하고, 다른 하나는 매매가가 단기간에 크게 올라야 한다. 지난 2~3년 동탄2신도시는 이처럼 갭투자하기
좋은 지역 중 하나였다. 전셋값이 매매가에 근접할 정도로 높았던데다 분양활황세를 타고 매매가 역시 거센 오름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탄2신도시에 지난해 초부터 공급과잉 우려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브랜드 아파트임에도 분양 미달사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매매와 전세가격 모두 하락조짐을 보였다.
실제로 동탄2신도시가 아니고도 갭투자가 성행했던 경기 곳곳에서 최근 역전세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가율도 60%선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지난해 말 기준금리가 인상된 데 이어 연내 한 차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무리하게 대출받아 갭투자한
이들의 대출상환 부담이 이전보다 더 커진 셈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전에 동탄2신도시 경매시장에 아파트 매물이 나오면 높은 경쟁률로 낙찰됐지만 올들어 시장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며 "이번에 나온 매물들도 응찰자가 없어 한 차례 유찰되거나, 낙찰되더라도 경매 최저가에 근접한 낮은 가격에 낙찰됐다"
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