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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 시대의 소비자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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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요즘은 아이피 조회 2,389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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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물가 시대의 소비자 행태.  2019.12.10

초저가만 살아남는 유통업계 실상들이 즐비하다. 어느 마트의 할인가보다 저렴한 가격의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초저가 행사 내용이다.
칠레·스페인 와인을 대량 매입해 병당 4900원에 지난 8월1일~9월3일 40만병 팔은 도스코파스 와인 판매 행사, 개당 480원짜리 다이알 비누가
같은 기간 16만개나 팔렸다. 100매에 700원인 물티슈도 판매 5일만에 16만 개가 팔렸다.
여기서 자주 쓰는 생필품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가 잘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는 이커머스가 100조원 규모로 팽창하면서 실시간 가격 비교가
가능해진 점도 초저가 경쟁을 촉발한 면도 있다. 불황에 강한 편의점 업계도 증정할인행사 경쟁으로 초저가 상품 격전지가 됐다.
A편의점은 증정행사 상품 수가 취급상품의 10%에 육박한다. B편의점은 1+1이나 2+1 등 증정할인 상품 비중이 35%에 달한다.

가격이 1만원대를 훌쩍 넘은 빙수도 저가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인기 상품 반열에 올랐다.
가성비 높은 어느 편의점 원두커피(1300원 아메리카노)가 2016년 2250만잔이 팔렸고, 지난해 9200만잔을 넘어 올해는 1억잔 돌파가 확실하단다.
그런데 서울 종각 젊음의 거리에서 노래방과 고깃집을 운영하는 어느 사장님은 "사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아 큰 타격을 입은 후
주 52시간 근무제로 회식 문화도 사라져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라며 "2년 전에 비해 매출이 3분의 2로 줄어 종업원도 7명에서 5명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의류 업계에도 '국민 가격'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의류나 화장품도 초저가라야 잘 팔리는 세상이 됐다.

이랜드 스파오는 올 여름 '데일리지 팬츠'라는 남성 바지를 2만9900~3만9900원에 출시했다.
출근이나 주말 복장으로 두루 입을 수 있는 콘셉트로 인기를 끌며, 유사 제품군의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200% 증가했다.
국내 최대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도 연간 최대 세일 행사인 '올영세일'을 진행하며 '100원 특가' 아이템을 대폭 늘렸다.
여기서 지금의 한국 유통 업계 추이가 한국은 이커머스 전환율이 워낙 빨라서 국내 오프라인 유통 매장은 저가 상품을 팔면서 고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해 수익성 확보가 힘들어서 오프라인 매장도 대형화, 전문화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면 소비자 입장에서 보자. 집 근처에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 자주가는 마트가 있다.
어느 때부터인가 물건을 살 때 '1+1' '대박 할인' 등의 팻말이 붙었는지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갔다가 이런 팻말이 없으면 빈손으로 온다.
며칠 뒤 다시 마트를 찿으면 여지없이 전에 사려고 했던 물건에 '할인' 팻말이 붙어 있다.
이제는 물건을 정가에 사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1+1' '대박 할인' '초특가 세일'은 일상이 됐다.
할인하지 않으면 물건을 사지 않고 할인할 때까지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면 할인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물가 하락 기대 심리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예를 들면 조만간 '1+1' 물건이 나오기를 기다린다면 물가가 50%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것이다.
물가가 하락하면서 경기 침체를 몰고 오는 디플레이션 기대 심리는 가격 할인을 기대하는 소비자 심리와 유사하다.
소비를 미뤄 낮아진 가격에 물건을 사는 습관이 들면 개인은 이익일 수 있지만, 경제 전체적으로는 해악을 가져온다.
소비가 줄면 기업들이 만든 물건이 안 팔린다. 기업들은 속속 문을 닫는다. 생산은 위축되고 경제는 쪼그라든다.
결국, 경제 내에서 수요 감소, 물가 하락, 경기 침체가 계속 반복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다.
소비자의 가격 하락 심리를 충족시켜주지 않으면 기업도 물건을 팔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은 잇달아 '초특가 세일'을 벌이고 있다.
이들 매장에선 라면, 생수, 물티슈 등 생필품 가격을 반값으로 낮췄다. 소비자들의 디플레이션 심리를 공략한 영업 전략이다.
소비자 기대보다 더 가격을 많이 내려야 실질적인 할인행사가 될 수 있어 세일 폭은 갈수록 커진다.
지금이야 있는 물건을 팔기 위해 세일을 벌이지만 다음에는 생산량을 줄여 상황 변화에 대처할 가능성이 크다.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시대의 행동패턴이다.

그런데 디플레가 아니라고? 이러다 우리도 실기(失机)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지금의 정부와 한국은행 정책당국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의 최근 나타나고 있는 징후를 디플레이션 징후로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로 상당히 많은 품목에서 지속적인 물가 하락이 계속돼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품목은 460여 개다. 이 중 전기료, 사립학교 납입금 등 사실상 가격이 통제되고 있는 품목이 상당수다.
가중치가 높은 전·월세 가격은 투기 심리와 정부 정책에 영향을 받고 휘발유 등은 해외 상황 변화에 민감하다.
당국자들의 말대로 물가지수가 광범위하고 지속해서 하락하는 상황은 수요 위축에 더해 해외 변수 및 정책 방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발생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지표상으로 물가의 광범위한 하락을 확인할 때는 디플레이션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후일 가능성이 크다.
디플레이션을 진단할 때는 지표보다 '기대 심리'가 훨씬 중요하다.
시장에서 물가 하락을 기대하고 소비를 줄이는 행태가 얼마나 확산하고 있는지가 디플레이션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다.
경제 현장은 변하는데 책상에서 지표만 확인하는 식의 안일한 태도로는 우리 경제 초유의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선제적 정책을 펼 수 없다.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된 1990년대 중후반 이후 일본 사회에는 설마란 생각이 더 컸다. 물가 하락이 경기 침체와 추가적인 물가 하락을
부르는 2차 대전 후 첫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대한 염려가 일본 언론에 등장한 것은 1998년이다.
그당시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을 개탄하기 시작했을 때에야 비로소 디플레이션 악순환을 깨닫기 시작했다.
현실 인식이 늦다 보니 대응은 지연됐고 결국 잃어버린 20년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한국의 지난 8월 물가상승률(-0.04%)이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정부는 디플레이션 진입으로 보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의 제반 경제 상황은 이미 일본형 불황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는 주장을 하는 학자들이 많다.
여기서 우리 국민 모두가 눈여겨볼 것은 일본이 무한정 양적 완화란 극약 처방을 내놓고도 여전히 물가상승률(연 2%) 달성에 실패하고
있어 경기 침체와 물가 하락의 만성화를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일본은 전례가 없었다는 핑계라도 있었지만 우리는 일본이란 반면교사 대상도 있다.
하루빨리 경제정책 전반을 일본식 불황 탈피에 집중시켜야 한다.
지금이 일본을 통해 한국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극일(克日)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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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하사람님의 댓글

율하사람 아이피
작성일 | 신고
경제를 볼때는 좀더 넓은 시각으로 보시는게 좋습니다 예를들어 내일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그걸 정확하게 예측하는건 사람의 영역이 아닙니다 길게 보면 볼수록 예측하기 쉬워집니다 10년뒤 내 임금이 지금보다는 높을거라는거 10년뒤 분양가가 지금 보다는 높을거라는거 10년뒤 라면값이 지금보다 비쌀거라는거 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너무 단기간에 예측  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리고 인플레이션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 합니다 디플레이션은 일식적인 현상으로 보는게 좋습니다
일본은 플라자합의로 인위적으로 앤화 가치를 올리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보는게 좋을겁니다 한 10년전부터 저에게 일본 예기하는 친구들 있는데 우리하고는 다른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분명히 디플레이지요.님의 댓글

분명히 디플레이지요. 아이피
작성일 | 신고
금리는 그냥 내려가나요? 물가가 그냥 내려가나요?  현금이 그냥 쌓이나요?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아이피
작성일 | 신고
일본이 잃어버린 20년(30년)을 격게된 계기와 그 이유를 설명하면 주장의 근거를 찾아 보겠습니다.
자유게시판 / 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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