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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검증안된...김해신공항 뒤집은 부·울·경 검증단 "멤버 공개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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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김해신공항 타당성 연구… 외국 최고 전문가 28명 1년간 진행
부·울·경 검증단, 6개월 조사하고 예산도 공개 안해… 전문성 논란
김해 신공항 백지화를 주장한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 공항 검증단'의 전문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3년 전 공항 설계 분야 최고 전문 기업에 의뢰해 내린 결론을 뒤집자는 것인데, 검증단에 참여한 인사들이 과연 그럴 만한 능력을 갖췄느냐는 것이다. 검증단 관계자는 "공개할 수는 없지만 부산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 출신 교수, 연구원 등 전문가들이 검증에 참여했지만 신분을 공개할 순 없다"고 25일 밝혔다. 김해 신공항을 추진하려는 국토교통부 입장과 정반대의 주장을 펴는 것이라 '미운털'이 박혀 정부 연구 용역에서 제외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공항 건설이라는 초대형 사업 변경을 요구하는 전문가들이 이름을 가리고 자신들의 주장을 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증단, 전문가 명단 비공개
검증단은 작년 10월 부산, 울산, 경남 시·도지사 합의로 출범했지만, 경남 김해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과 부산시 산하 부산연구원 출신 최치국 박사의 이름만 공개된 상태다. 31명으로 출범했는데 2명이 중도 하차해 29명인데, 행정 담당 등을 제외하고 실제 검증을 맡은 연구원은 20명으로 알려졌다.
검증단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야 할 국토부에서도 검증단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이름도 모르고 있다. 국토부 담당자는 "처음엔 검증단에서 먼저 공동 검증을 제안해 그렇게 하자고 했는데, 정작 실제 검증은 자료나 정보 공유 없이 자체 기준에 따라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며 "어떤 사람들이 검증 과정에 참여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제대로 상호 검증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실시했던 동남권 신공항 사업 사전 타당성 연구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의뢰해서 진행됐다. 15년간 80여 국에서 750개가 넘는 공항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공항 입지와 건설, 항공 수요 예측 등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40여 국 출신 400명의 전문가를 보유한 세계 3대 공항 설계 회사다. 신공항 타당성 연구에 28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장 마리 슈발리에 당시 ADPi 수석 엔지니어는 "우리 팀 28명이 1년간 김해공항과 경남 밀양, 부산 가덕도를 열 번 넘게 실사하고, 해당 지역 기상 자료까지 모두 검토해 내린 결론"이라며 "김해공항 확장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했다. 이 용역에 19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부·울·경 검증단의 경우 작년 10월 급조됐고, 조사 기간도 6개월로 ADPi의 절반에 그친다. 연구 예산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주로 부산 지역 대학교수나 연구원 위주로 구성된 것 같은데 신공항 사업을 검토할 제대로 된 전문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는데 응하지 않았다. 여론몰이만 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검증단, 대안·후속 대책에는 침묵
부·울·경 검증단은 지난 24일 "김해 신공항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지만, 대안이나 향후 대책 등을 제시하지 않았다. 기존 김해 신공항 방안은 2026년 준공 예정인데, 입지 재선정 등을 거칠 경우 사업 지연은 불가피해진다. 만약 신공항 입지 재선정에 들어가게 된다면 지역 갈등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당장은 김해 신공항 백지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부산·울산·경남의 시·도지사들이 협력하고 있지만, 새로운 신공항 입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1호 공약'으로 내세웠을 정도로 '가덕도 신공항'을 강하게 밀고 있다. 경남 지역에서는 "김해는 그래도 경남인데, 가덕도는 부산이다. 김해 신공항 대신 가덕도 신공항이 되면 오히려 손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울산도 가덕도 신공항이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탐탁지 않다는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