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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복많이 받으시고, 국가부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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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새해에는 아이피 조회 72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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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최근 국가부도 영화가 나와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려고 합니다.

위기는 반복되지만 그 모습은 늘 다르다
이제 영화내용 바깥의 이야기에 대한 느낌을 간단히 풀어보고자 한다.

개봉 이후의 구체적인 흐름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 예매율의 추이로 봤을 때 <국가부도의 날>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연배우들의 명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최근 경제의 상황이 경제위기를 연상케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국가부도의 날>에 대한 관심은 과거의 사례를 통해 오늘날을 비추어 보려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사람들은 무엇에서 경제위기의 공포를 체감하고 있는 것일까.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하다.

지금 현실을 살아가는 본인들의 삶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을 몸소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본능적 위기감에 대한 단서는 영화 맨 마지막에 제공된다. 바로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다. 그중에서 먼저 부채이야기부터 해보자.
부채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관통하는 요소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본주의의 탄생과 함께 성장해온 존재이다.
그만큼 빚은 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잘만 활용한다면 미래가치를 끌어 쓰는 개념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사업을 할 때 자금을 융통하거나, 당장 돈이 없을 때 부채를 활용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그런데 현대 금융자본주의가 들어서면서 이 부채가 교묘하게 커가기 시작한다.
본래 자본주의에서는 신용창조라고 해서 은행이 대출과 지급준비율을 활용하여 없는 돈을 장부상에서 키워나가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이것이 금융자본주의 아래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커져나갔던 것이다.
처음에는 부채의 긍정적 측면으로 인해 성장도 기하급수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장밋빛 미래가 예상됐으나,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더 큰 성장을 위해 갑작스럽게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형성한 것이다.
이것이 1990년대 미국의 상황이었다.그리고 미국에서 부동산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 금융기관에 빗장이 갑작스럽게 풀리자,
은행들은 수익창출을 위해 부동산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때 대출을 그냥 내준 것이 아니라 수익극대화를 위해 그 담보대출을 묶어서 파생상품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투자자들에게도 이 새로운 파생상품은 부동산을 담보로 잡았기 때문에 위험성도 비교적 낮고, 파생의 특성상 높은 수익률도 보장되어
큰 인기를 얻게 된다. 그런데 너무 인기있는 나머지 더 이상 부동산담보대출을 묶을 대상이 없어 파생상품이 동이 나게 될 위기에 직면한다.
그래서 결국 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서브프라임 등급의 사람에게도 빚을 내어주기 시작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애초부터 굉장히 위험한 발상인 것이 느껴지지만, 당시의 사람들은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
아마 알았다 하더라도 한 번 맛을 본 순간 그 위험성을 새까맣게 잊었을 것이다.
처음 몇 년은 이 장사가 굉장히 성황리에 이루어져서 거대한 대출규모와 함께 갭투자 열풍이 불었다.

서브프라임 담보대출을 받은 돈으로 부동산을 사고, 또 다시 그 부동산으로 담보를 잡아서 다른 부동산을 사는 극단적 전략을 취했던 것이다.
그러나 몇 년 뒤 이 거품에 한계가 보이기 시작하고 시장이 금리인상 기조로 돌아서자
어느 순간 촉발되었던 사건이 바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다. 빚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때는 연쇄적으로 시장의 규모가 급격히 커졌으나,
그에 대한 부작용은 완전히 반대로 일어난 것이다. 극단적으로 부동산에 투자를 들어가거나 신용에 취약한 개인들이 먼저 무너지자,
그들을 담보로 잡은 파생상품을 구매한 투자자들도 망하게 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맡고 있던 은행과 대형 금융기관이 파산하고 말았다.

이렇듯 2008년 금융위기는 우리에게 부채를 건전하게 활용할 것과 부동산 제도의 재정립을 주문하고 갔다.
그리고 올해는 2008년 금융위기로부터 십여 년, IMF사태로부터 이십여 년이 지난 해다. 지난 위기에서 던져졌던 메시지를 잘 기억하고
경계했으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체감경기는 그렇지 않은듯하다. 언론에서는 부채의 크기가 하루가 멀다 하고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한다.
이는 통화량이 장기적으로 늘어야만 하는 자본주의에서 당연한 이치이지만, 문제는 가계부채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부채가 긍정적 파급효과를 일으킬 때는 위에서 아래로 시작되지만, 부정적 파급효과를 일으킬 때는 아래에서 위로 시작된다는 점을
상기해보았을 때, 이는 좋지 않은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부동산의 경우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점들이 있다. 부동산에 거품이 꼈다고 하기에는 아직 본격적인 인구감소기까지 시간이 남은 상태이며,
1인 가구의 증가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더군다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미국이 실시한 양적완화때문에 실물에
비해 화폐의 가치가 낮아진 상태다. 다시 말해 지난 십 년간 시중에 풀린 돈이 많아서 그 돈이 정처를 헤매고 있는데, 그중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부동산에 투자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상승은 현재만 놓고 보았을 때 비합리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다. 십 년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저금리 기조로 일관했던 미국이 올해부터 금리인상의 칼을 빼어든 것이다.
금리인상은 시중에 풀었던 돈을 다시 거둬들이겠다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변화도 주목해야 할 점 중 하나다.
현대의 모든 경제위기에는 부동산이 항상 한 축을 담당해왔다.

다만 글의 맨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위기의 본질은 늘 같지만 발현되는 방식은 그때마다 다르다. 1970년대에는 그 모습이 오일쇼크로 나타났고,
1980년대에는 블랙 먼데이로 기억되는 주가 폭락으로, 1990년대에는 아시아 금융위기,
2000년대에는 미국&유럽발 금융위기로 각자 다르게 발현됐다.이번에는 과연 어떤 식으로 그 위기가 발현될까.
유럽과 미국으로 이어지는 난민행렬, 기상이변의 증가, 미국과 중국간의 패권다툼, 금리인상의 시작,
십 년간의 양적완화에 따른 통화건전성의 악화, 다시 불거진 제도권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 빈부격차의 심화, 4차산업의 등장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의 공존, 아직 미숙하지만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유동성 자산의 등장.

도사리고 있는 위기의 징후들은 곳곳에서 보이지만 그것이 터지지는 않게끔 묘하게 유지되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가 바로 2018년이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감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단 한가지 확실한 건 영화 속에서 윤종학이 투자자들에게 강조한 ‘信(믿을 신)’의
유지 여부에 따라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화폐와 금융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내리는 그 순간부터 경제위기는 재현될 것이다. 신뢰가 깨질만한 비정상적인 일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갖춰져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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