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협의회는 아파트품질향상, 아파트하자발견 등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공사진행사항, 정보교류의 공간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입주자카페는 분양 당시 홍보내용과 동일하게 공사가 진행되는지 감시자 역할을 한다. 견본주택만 보고 분양을 결정하는 선분양제 하에서는 시공사의 도덕적해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주시 P아파트 입주자협의회는 분양 당시 견본주택에 사용된 창호회사가 아닌 다른 브랜드의 창호가 시공된 사실을 확인했고, 이에 건설회사인 P본사는 물론 사업승인을 해준 관할시를 상대로 끝없는 상경투쟁을 실시, 최종적으로 건설사로부터 샷시변경에 대한 손해배상을 이끌어 냈다.

대구 수성구 H 아파트 입주자카페는 아파트 품질에 대해 건설사와 활발한 논의와 증거수집이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건설사를 지속적으로 압박, 설득하여 아파트 조경공사 등 수십억의 추가 공사를 이끌어 냈다

때로는 학교신설을 위한 서명운동, 교육청 압박을 통해 실력행사에 나서서 신규 학교개설을 통한 교육여건을 개선하기도 하고, 아파트 주변 유해물질 배출업소에 대한 지속적인 공동민원으로 아파트 주변환경을 개선해 나가기도 한다. 이러한 아파트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은 입주 후 아파트의 가치상승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가져오게 된다.

하지만 일부 입주자카페는 운영진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장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있다. 운영진이 각종 비리를 저지르는 등 이권 수단으로 전략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리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신규 아파트의 입주전 입주민들이 필요한 가구, 가전제품 등의 수요가 있는데 이들 업체의 홍보는 전적으로 카페 운영진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업체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수요가 많은 대단지 아파트에 영업수익을 올리려고 치열하게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비리가 종종 발견이 된다. 카페에 광고를 하고 싶은 업체들이 카페운영진에게 뒷돈을 주고 독점적으로 카페에 광고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이다.

카페지기, 공구담당 풀시공, 운영진 50%
부산의 한 아파트 입주관리업체들이 작성한 문건이다
가구부터 각종 인테리어까지 인터넷 카페지기, 회장은 공짜, 운영진은 절반값에 해주는것으로 되어 있다.
일반 입주자라면 수천만원 이상 들어가는 시공이지만, 일부 입주예정자 대표들은 이런 특혜를 약속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입주민들은 이런 내용을 모른다.
이럴 경우 운영진에게 돌아가는 비용만큼 일반 입주민에게는 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뒤늦게 안다 하더라도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이러한 입주자카페의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비리가 발생하는 입주자카페의 특성상 폐쇄적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으며 조직적으로 움직여 개별 입주민 혼자의 힘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
우선 이러한 입주자카페의 경우 카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건설사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형식적으로 건설사를 찾아가 결과를 올리다보니 성과가 발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몇몇 입주민들이 항의를 하면 미리 역할을 맡은 입주민이 움직인다.
불만을 애기하지 말고 힘을 보태라. 우리끼리 힘을 합쳐야지 무슨 일이냐 등등 공개된 장소에 일시에 면박을 주어 입주민들의 입을 막는다. 이러한 역할을 맡은 입주민은 대가를 약속받거나, 추후 운영진에 가입하여 혜택을 보장 받는다.
카페내 입주민 사전고지 없이 업체광고가 불쑥 올라오느 경우도 있다.
광고를 목적으로 비용을 받진 않았는지 운영진이 몸 담고 있는 업체가 아닌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폐쇄성을 담보로 활동하다보니 카페운영진으로 참여가 어려운것 역시 이러한 카페의 특성이다.

입주민만의 힘으로 거대건설사와 싸워나가기 힘들다.
하지만 여론과 유권자의 힘으로 시청과 건설사를 움직여 성과를 내는 입주자 카페 역시 많은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카페의 기능이 아파트 가치상승을 통한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입주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와 마찬가치로 견제와 참여의 목소리 없이는 입주자카페의 올바른 활동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