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은행 부동산보고서 19만 가구 파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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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펴낸 '2018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공인중개사 10명 중 6명이 올해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문제는 주택 가격 하락에다 금리 추가 인상까지 더해질 경우 가계 경제의 부실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여유 자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레버리지 즉 차입 자금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주택 투자에 나선 ‘고위험 가구’가 19만 가구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자가 주택을 갖고 있지만 전·월세를 사는 가구 또는 1가구 2주택 이상 가구’ 중에서 임대 보증금이나 주택담보대출 같은 금융기관 차입금만으로 주택을 사들인(차입조달/주택가비율 100% 상회) 숫자는 19만 가구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이들은 여유자금에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주택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자기 돈 한 푼 없이 순전히 남의 돈을 빌려 주택 투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2주택 이상 가구 중에는 자가 주택의 대출 상환이 마무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차입자금을 활용해 거주 외(外) 주택을 보유한 경우도 있다. 주택 가격 상승을 노린 투기성 주택 구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2012년과 2017년을 비교해 볼 때, ‘전·월세 거주 → 주택 구매’ 가구 숫자는 무려 100만 가구가 늘어났고, ‘1주택 → 2주택 투자’도 55만 가구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5년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시그널을 보내면서 1%대 저금리에 따른 가계대출은 급증하게 된다. 웬만한 사람들은 2015년을 기점으로 해서 대부분 주택을 구입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2주택 투자자 가운데 60대 연령의 비율이 높게 증가했는데, 이는 고령층이 노후대비 수단으로 주택 임대 시장 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차입금액이 주택가격의 100%를 웃도는 19만 고위험 가구의 경우 앞으로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공인중개사 가운데 ‘-3~-1% 하락’을 응답한 사람이 28%로 가장 많았다. 자칫 집을 팔아도 전세금 반환이 불가능한 이른바 '깡통전세'나 아파트의 전셋값 하락 폭이 커 세입자가 제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금리가 올라 원리금 부담까지 커지면 주택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발표한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자산을 팔아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가구가 31만여 가구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서 19만 가구에서 많게는 31만 가구를 훨씬 넘는 이른바 고위험 가구를 중점 관리하는 일이 앞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과 금리 인상에 따른 위기 상황에서 정책 당국의 만만치 않은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