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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얼마나 더 필요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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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계곡의 훼손된 부분(사진: 이영철 제공).
[광장에서] 대청계곡 망치는 ‘누리길 조성사업’ 철회해야
경남 김해시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대청계곡(장유사 쪽 계곡)을 대상으로 ‘누리길 조성사업(2단계)’을 추진하고 있다. 숲 속으로 용지봉 중턱까지 길을 내겠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발상 자체가 황당하고 말이 안 된다.
그 이유는 첫째, 지금은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훼손된 자연을 복원해야 하는 시대다. 둘째, 이 일대는 산림청과 김해시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그래서 지난 2일 시 담당자와 설계업체 담당자, 대청천을 아끼는 시민모임 등은 기본설계 전체구간에 대한 현지실사를 했다. 그리고 김해시에 의견서을 제출했다. 의견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현재 이 일대에는 장유사까지 포장도로가 개설돼 있고, 곳곳에 등산로가 형성돼 있다. 그런데 시는 대청계곡 양측을 넘나들며 곳곳에 전석을 쌓고 바위를 뚫어 데크를 설치하는 한편, 바닥을 파내 콘크리트를 부어 징검돌을 심고, 보행교량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누리길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이는 대청계곡을 훼손하는 불필요한 행정이다.
2)대청계곡은 집중호우 시 용지봉 곳곳에서 유입되는 많은 물로 인해 유속이 빠른 곳이다. 이 때문에 해마다 계곡의 형질이 변경되기도 하고, 큰 바위의 위치가 바뀌기도 한다. 상황이 이런 까닭에 데크를 설치하거나 바닥에 콘크리트를 부어 징검돌을 설치한다 해도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사고 시 시설물 유지보수를 위해 장비가 재진입해야 하는 등 지속적인 훼손이 불가피하다.
3)데크를 설치하고 매트를 깔아 새 길을 내기 위해서는 원시림 속의 수풀을 베어내고 일부 수목들을 벌채해야 한다. 시는 200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삵과 소쩍새를 보호하기 위해 이 일대를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았는데 벌채 공사를 할 경우 이 취지가 무색해진다.
4)대청계곡은 여름철만 되면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혼잡하다. 매년 7월과 8월 2개월간은 수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계곡 관리를 하고 있다. 심지어 이 기간에는 일부 구간에 대해서는 차량 진입을 전면통제하고 있기도 하다.
그 외 봄, 가을, 겨울에는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도보 등산객의 불편이 거의 없다. 사정이 이런 까닭에 일부에서는 “장유사까지 개설된 포장도로를 걷어내고 차량통행을 전면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5)해당 구간은 산세가 험하고 천연림이 우거져 있으며, 큰 바위들이 하천바닥에 상당수 굴러다니고 있다. 계곡 변 하상에도 큰 바위들이 나무뿌리에 감겨 걸려 있는 등 폭우 때마다 계곡의 형질이 바뀔 수 있다. 따라서 데크와 매트 산책로는 그 효과가 미미하고 유실로 인한 보수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6)지난 ‘대청천 생태하천조성사업’ 당시 창원터널 방향의 계곡 곳곳에 중장비가 진입해 하천바닥의 돌을 뽑아내고 콘크리트를 부어 여러 곳에 물놀이장을 설치했다. 이로 인해 수년이 지난 지금 해당 계곡은 자연성을 잃어버리고 훼손되어 버렸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요컨대, 용지봉과 대청계곡은 자연 그대로 보존해 자손만대에 물려주어야 할 도심인근의 자연계곡이다. 멸종위기종 동·식물 보호와 수림보호를 위해서는 가칭 ‘누리길 2단계’ 사업을 전면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
오히려, 해당 사업은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울창한 수림을 제거해서 조성한 ‘희망공원’부터 시설물을 철거하고 원래대로 수림을 조성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나아가 계곡 두 곳에 설치되어 있는 콘크리트 육각정 또한 경관과 배치되기 때문에 철거하고, 희망공원 진입용 콘크리트 하천바닥 역시 제거해 자연성을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김해시가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인 행정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이영철 전 김해시의원
출처 : 뉴스아고라(http://www.newsagora.co.kr)
[광장에서] 대청계곡 망치는 ‘누리길 조성사업’ 철회해야
경남 김해시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대청계곡(장유사 쪽 계곡)을 대상으로 ‘누리길 조성사업(2단계)’을 추진하고 있다. 숲 속으로 용지봉 중턱까지 길을 내겠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발상 자체가 황당하고 말이 안 된다.
그 이유는 첫째, 지금은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훼손된 자연을 복원해야 하는 시대다. 둘째, 이 일대는 산림청과 김해시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그래서 지난 2일 시 담당자와 설계업체 담당자, 대청천을 아끼는 시민모임 등은 기본설계 전체구간에 대한 현지실사를 했다. 그리고 김해시에 의견서을 제출했다. 의견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현재 이 일대에는 장유사까지 포장도로가 개설돼 있고, 곳곳에 등산로가 형성돼 있다. 그런데 시는 대청계곡 양측을 넘나들며 곳곳에 전석을 쌓고 바위를 뚫어 데크를 설치하는 한편, 바닥을 파내 콘크리트를 부어 징검돌을 심고, 보행교량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누리길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이는 대청계곡을 훼손하는 불필요한 행정이다.
2)대청계곡은 집중호우 시 용지봉 곳곳에서 유입되는 많은 물로 인해 유속이 빠른 곳이다. 이 때문에 해마다 계곡의 형질이 변경되기도 하고, 큰 바위의 위치가 바뀌기도 한다. 상황이 이런 까닭에 데크를 설치하거나 바닥에 콘크리트를 부어 징검돌을 설치한다 해도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사고 시 시설물 유지보수를 위해 장비가 재진입해야 하는 등 지속적인 훼손이 불가피하다.
3)데크를 설치하고 매트를 깔아 새 길을 내기 위해서는 원시림 속의 수풀을 베어내고 일부 수목들을 벌채해야 한다. 시는 200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삵과 소쩍새를 보호하기 위해 이 일대를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았는데 벌채 공사를 할 경우 이 취지가 무색해진다.
4)대청계곡은 여름철만 되면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혼잡하다. 매년 7월과 8월 2개월간은 수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계곡 관리를 하고 있다. 심지어 이 기간에는 일부 구간에 대해서는 차량 진입을 전면통제하고 있기도 하다.
그 외 봄, 가을, 겨울에는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도보 등산객의 불편이 거의 없다. 사정이 이런 까닭에 일부에서는 “장유사까지 개설된 포장도로를 걷어내고 차량통행을 전면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5)해당 구간은 산세가 험하고 천연림이 우거져 있으며, 큰 바위들이 하천바닥에 상당수 굴러다니고 있다. 계곡 변 하상에도 큰 바위들이 나무뿌리에 감겨 걸려 있는 등 폭우 때마다 계곡의 형질이 바뀔 수 있다. 따라서 데크와 매트 산책로는 그 효과가 미미하고 유실로 인한 보수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6)지난 ‘대청천 생태하천조성사업’ 당시 창원터널 방향의 계곡 곳곳에 중장비가 진입해 하천바닥의 돌을 뽑아내고 콘크리트를 부어 여러 곳에 물놀이장을 설치했다. 이로 인해 수년이 지난 지금 해당 계곡은 자연성을 잃어버리고 훼손되어 버렸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요컨대, 용지봉과 대청계곡은 자연 그대로 보존해 자손만대에 물려주어야 할 도심인근의 자연계곡이다. 멸종위기종 동·식물 보호와 수림보호를 위해서는 가칭 ‘누리길 2단계’ 사업을 전면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
오히려, 해당 사업은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울창한 수림을 제거해서 조성한 ‘희망공원’부터 시설물을 철거하고 원래대로 수림을 조성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나아가 계곡 두 곳에 설치되어 있는 콘크리트 육각정 또한 경관과 배치되기 때문에 철거하고, 희망공원 진입용 콘크리트 하천바닥 역시 제거해 자연성을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김해시가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인 행정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이영철 전 김해시의원
출처 : 뉴스아고라(http://www.newsago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