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율하2지구 마지막 공공분양 아파트가 6일부터 분양에 들어가면서 수년째 이어져온 율하지역 돼지 분뇨 악취문제 해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해를 넘겨서도 답보상태다.

농장주는 아파트 조성계획 이전에 합법적으로 농장을 지었고, 따라서 적정한 손실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옮길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해법이 쉽잖은 상황이다.


김해시 율하2지구 택지 개발 현장 인근에 위치한 돼지 농장.(붉은 점선 안)/경남신문DB/

◆ 율하 아파트촌 고통 호소= 율하지역 주민들은 지역 내 모 돼지농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수년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해당 농장은 율하 1지구(1만1000여 가구)에서 동남쪽으로 2㎞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다. 해당 농장에서는 1만여㎡ 부지에 5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데, 돼지 분뇨를 액상 비료로 만드는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지난 2015년 ‘율하지구 돈사분뇨 악취피해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김해시와 LH에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분양시행사 “농장 수용 불가”= 여기에 해당 농장과 불과 500여m 떨어진 곳에 율하2지구 아파트단지 7400가구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라 집단 민원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동안 시민대책위는 악취가 발생하고 있는 돼지 농장 부지를 율하 2택지개발지구 안으로 편입 또는 신규로 지정하고, 매입·폐쇄 비용 등을 율하 2지구 분양 시행사와 시공사가 분담해 줄 것을 요구해 왔지만, 분양 시행사인 LH는 지구 밖이라 농장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농장주 “손실보상 없으면 못 옮겨”= 농장주는 해당 토지의 용도변경과 손실보상금을 요구하며 제대로 된 보상 없이는 이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농장주 배모씨는 “나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농장을 지었고, 배출기준치를 지키면서 생업을 이어오고 있다. 주민들의 주거환경개선 차원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라고 하면 하겠지만 비용 보전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농장주가 요구하는 액수가 적정한지, 누가 보상할지 여부다. 김해시도 도시계획에 따라 해당 농장을 이전하고 그 부지를 체육공원 등으로 조성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이 걸림돌이다. LH와 시공사도 지난해 농장주와 수차례 만나 의견을 교환했지만 합의를 보지 못했다.

◆ 김해시 “이견 커 접점 어렵다”= 김해시 공동주택관리과와 도시개발과 관계자들은 “가장 좋은 것은 농장을 이전하는 것이지만 농장주와의 의견 차이가 워낙 커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LH, 농장주와 방법을 강구하겠지만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율하2지구 입주 전에 김해시가 대책을 내놓기로 했으니 일단은 기다려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