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우리나라의 신용갭(부채가 장기적 예측 추세를 벗어난 수준)을 '주의' 단계로
분류하면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일 국회에 제출한 '2016년 10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BIS는 지난 9월 신용갭
(Credit-to-GDP gap)을 기준으로 국가별 민간신용의 리스크 누적 정도를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를
'주의' 단계로 분류했다.

BIS는 신용 갭이 10%포인트 초과하면 '경보', 2~10%포인트는 '주의', 2%포인트 미만은 '보통' 수준
으로 판단하고 있다.

BIS는 매년 2차례 국가별 신용갭을 평가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분기 기준 3.1%포인트로,
주의 단계로 분류됐다. 앞서 BIS는 우리나라의 신용갭을 지난 2014년 3분기 2.2%포인트,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3.4%포인트, 3.9%포인트로 평가한 바 있다.

BIS가 '경보'로 분류한 국가는 중국과 캐나다, 한국과 함께 '주의'로 분류한 곳은 호주, 브라질, 일본,
멕시코, 스위스, 터키 등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보통 수준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한은은 "10%를 초과해야 경고 단계인만큼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증가 속도가 빠르고 민간신용비율도 높은 편이어 지속적으로 경계감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민간신용(가계 및 기업의 부채 중 대출금, 채권, 정부융자 등)은 지난 2014년 이후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도 가계신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 이는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신용확장 국면은 가계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가계신용비율 상승세가 과도한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BIS 방법론을 준용해 신용갭을 산출해 본 결과,
가계의 신용갭은 지난해 1분기 이후 플러스로 전환, 최근 그 폭이 '주의' 단계 임계치인 2%포인트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가계신용비율이 200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상승 속도도 다소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 및 비은행의 명목GDP 대비 신용비율 역시 금융위기 이후 상이한 흐름을 보이다, 최근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은행신용비율이 지난 2009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2010년 1월 예대율 규제 도입 후 안정세를 보인던
은행신용비율도 2014년 이후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가계신용 확장세의 원인으로 2014년 8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완화,
한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 확대, 주택시장 호조에 다른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을 지목했다.

한은은 "정부의 대책이 시간을 두고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앞으로 민간신용이 주택가격
상승 기대 확산 등으로 가계신용을 중심으로 실물경제에 비해 과도하게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