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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6
‘불황의 그늘’ 작년 보험해지 18兆 넘었다. 201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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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잔액도 98조 사상최대
갑작스런 사고나 불행에 대비하기 위해 드는 것이 보험이다. 하지만 길어진 불황으로 살림이 팍팍해지면서
보험 해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경기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보험사 대출에 몰리면서 가계대출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불황의 그늘이 보험을 통해 표면화되고 있다.
◇ 팍팍한 살림이 보험 해지 강요=‘해약하면 무조건 손해’라는 인식 때문에 보험은 가장 마지막까지 손에
쥐고 있는 금융 상품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살림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미래의 위험 대비가 아닌, 현재의 생존을 위해 보험을 해지하고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 고객의 해지ㆍ효력상실환급금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해지환급금은 18조4651억원으로 전년의 17조1271억원 대비 1조3000억원 이상 늘었으며, 해지 건수
또한 438만건으로 전년(425만건)을 넘어섰다.
또 보험료를 2개월 이상 미납하면 효력이 상실되면서 받는 효력상실환급금은 지난해 1조6979억원,
건수는 188만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급금은 전년(1조7770억원) 대비 조금 감소했지만 건수는 전년(150만건) 대비 대폭 늘면서 소액 해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도 생명보험 해지 효력 상실 건수는 지난 1월 49만1869건에서 2월 99만5580건, 3월 156만5189건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험 상품은 사업비를 공제하고 남은 돈을 운용하기 때문에 중간 해지시 손해가 크다. 해지하면 지금까지
불입한 보험료에 훨씬 못 미치는 돈을 돌려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어려워진 살림살이가 ‘손해 보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다.
◇ 급전 필요해 가계 대출 급증=급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보험사 가계대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기관(생보ㆍ손보ㆍ우체국보험)의 가계대출 잔액은 98조825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8조원 늘어난 규모다. 증가폭도 2002년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치였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가계대출 추이를 살펴봐도 이같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가계대출은 2015년 3월말 68조1289억9900만원에서 올해 3월말 73조4362억3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약관대출은 42조538억6100만원에서 42조7291억2800만원으로, 주택담보대출은
18조8289억7900만원에서 22조4969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손보사의 가계대출도 23조5996억100만원에서 27조5058억4700만원으로 급증했다.
보험권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급하게 돈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험권 대출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약관대출 증가는 급전 수요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약관대출은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약환급금의 70∼80% 범위에서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다.
주민등록증과 보험증권 또는 가장 최근에 낸 보험료 영수증만 있으면 돼 대출 절차가 간편하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경기가 안좋을수록 대출이 간편한 보험 약관대출 수요가 많다”면서 “대출금을 갚기
위해, 자녀 교육비나 생활비를 위해 급하게 돈을 조달하려는 사람들이 약관대출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기준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3대 대형보험사의 보험 약관 대출 금액은 1299억원으로 올해
평균(630억원)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